2021년 07월 31일, 토요일


국토와교통

2021년 7월호
(통권 444호)


통일은 오는가?


  조병현 박사     입력 2020/06/04 (목)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는 2004년 월드컵을 통해 꿈을 이루었다. 통일의 꿈도 이룰 수 있다. 긍정적 신념에 기반한 통일의 꿈을 꿀 때 통일은 반드시 온다. 독일이 라인강의 기억을 이룰 때 우리는 한강의 기억을 이루었고 독일이 통일을 실현했으니까 우리도 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 볼 때 통일이 임박했음을 느낄 수 있다. 중국변수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 변화, 북한의 핵문제,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김정은 정권의 연착륙, 북한의 경제상황,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 등을 고려하면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통일환경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한반도 주변 4국의 힘의 균형과 우리의 대외전략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재편, 중국의 신형대국 관계에 기초한 대국으로서의 역할 강화 도모, 일본의 보통국가화 추구, 러시아의 아태지역 내 입지 강화 추구 등 동북아의 질서재편은 한반도 통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은 유사 이래 최악의 재정상태, 주민들의 불만,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 고갈과 함께 핵문제와 개혁․개방의 딜레마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2011.12) 이후 권력승계를 완료하고 외견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 만성적·구조적 경제난과 권력개편 후유증 등 불안정 요인이 잠재하고 있었다. 2012년 ‘핵보유국’ 명문화, 경제ㆍ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공식 채택, 2016년 수소폭탄 실험 등 핵‧장거리 미사일 개발 지속과 의도적인 긴장조성을 통해 대남 위협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만큼 국제적 고립도 심화되었다.

북한은 최근 들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강행하고 있다. 그만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이 심화되고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 증대 등으로 북한의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정세와 내부상황 변화,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에 따라 체제유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게 되어 남북정상회담에 나섰고 미국과도 정상회담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제 북한의 선택이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통일을 먼 미래의 일로 간주해 왔다. 분단의 장기화와 남북한 경제적 격차, 남북 주민간 이질화 심화 등이 통일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비전과 신북방정책과 동북아 평화협력체제 구상 등으로 통일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창의적이고 자주적인 사고에 입각해 실용적인 평화협력 외교를 펼치면 통일의 꿈이 이루어질 것이다.

북한이 가야 할 길도 분명해 보인다. 사회주의권 국가의 정책변화에 대한 궤적을 추적해보면 북한이 가야 할 길을 알 수 있다. 사회주의권 역사발전의 보편적 경로는 개혁․개방 정책과 함께 발전을 이룩하였다. 중국은 1979년 등소평의 개혁․개방으로 정책을 전환한 이후 2008년 북경올림픽 개최와 함께 G2 국가로 부상하였고, 소련은 1986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으로 부상하는 경제 강국이 되었다. 베트남의 경우도 1986년 도이모이정책 전환 이후 제2의 한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도 1989년 정책전환 이후 EU에 가입하여 민주화,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동독의 경우 1989년 베를린 장벽붕괴 이후 1990년 통일을 이룩하였다. 북한도 이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변천 과정과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정세, 북한의 객관적인 요인으로 볼 때 통일환경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때가 무르익었기 때문에 통일은 반드시 온다.
우리 민족은 삼국시대 이래 한반도에서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으로 살아왔지만 우리 시대에 분단으로 갈라져 분단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후손들이 분단의 고통 속에서 살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통일을 위한 노력이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통일에 대한 기대치 높아지고 있어
지난 4월 총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함으로써 남북 교류협력 재개와 함께 통일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통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협력·갈등 구도 형성으로 남북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갈등이 아닌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새로운 대북포용정책 추진이 가능해졌다. 향후 국제정세 변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남북관계 상황을 자주적으로 관리하여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북한에 계속 촉구하는 길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우리가 활 수 있는 일은 선도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남북간의 불신을 해소하고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를 위해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남북관계에도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패러다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남북한이 합치면 인구가 7000만명이 되고 경제 규모도 그만큼 커진다. 남북한의 자본과 노동, 기술을 활용하면 세계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그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활동이 보장된 삶의 질 향상과 개인의 능력에 따라 사회, 국가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통일은 축복이다. 북한 주민에게도 일자리와 소득이 창출되어 우리 민족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 원장도 “땅, 지하자원, 관광지를 개발하면 통일 비용의 수십 배에 달하는 이익을 볼 것”이라면서 통일에 투자하면 40배는 번다고 했다.
북한 땅은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 전 지역이 새로운 자산이 된다. 북한 땅은 국유지로서 저개발 되어 빈 땅이 많기 때문에 국토 경쟁력은 무한대이다. 통일이 되면 시베리아 가스나 원유를 파이프라인으로 받아쓸 수 있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로 유럽과 바로 연결된다. 중국과도 육로로 연결되어 간도와 연해주를 우리 앞마당으로 만들 수도 있다.

통일한국은 프랑스나 영국 정도인 인구 7000만명의 내수시장이 열린다. 지금 남한이 안고 있는 청년일자리, 실업문제 등 80%는 자동으로 해결된다. 외국의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한다면 대규모의 재원을 조달할 수도 있다.
통일이 되면 전쟁의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고 국가 신용등급도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차입하는 비용이 절감되고 국가 브랜드 제고로 인한 우리 제품의 가치도 증가한다. 또한 북한지역에 대규모 공단이 개발되어 값싼 토지가 제공되면 양질의 저임 노동력이 투입되면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적 이익은 2016년 5월 4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 보도에도 잘 나타나 있다. 한반도의 통일 비용이 1조 달러(약 1172조원)로 전망하면서 희토류 등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확보할 수 있어 남측에 ‘횡재(windfall)’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도 2016년 노동당제7차 대회를 앞두고 ‘통일이 된다면 남북한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도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설명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인구’다. 북한으로부터 젊은 노동력을 공급받는 것이 요긴하다는 분석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북한군을 해체하면 비록 교육이나 기술 수준은 낮아도 1700만명에 달하는 북한 노동인구가 남측의 3600만명과 합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희토류 등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의 확보를 들었다.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의 가치는 남측의 20배인 약 10조 달러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통일은 개인적으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인프라 건설과 북한지역 개발로 부동산업계에 황금시대가 열리는 것과 같다. 우리민족 뿐만 아니라 동북아 여러 나라, 나아가 인류사회에 큰 축복이 될 것이다. 남북이 하나가 되어 우리의 힘이 강해지면 일본이 독도에 대해 억지주장을 하지 못할 것이고, 일본이 중국에게 불법으로 넘겨 준 우리 땅 간도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국가적 최우선 목표
필자는 개인적으로 ‘통일대박’이라는 말에 찬성하지 않지만 분명히 남는 장사는 틀림없다. 통일을 대박 ‘잭팟(Jackpot)’이라고 한 것은 슬롯머신을 당겨 횡재하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에 통일을 즉흥적으로 너무 쉽게 생각하고, 그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다. 또한 대박은 너무 자본주의적인 표현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영어 번역을 ‘보난자(Bohnanza)’로 바꾸었다. 하여튼 통일은 꼭 필요하고, 통일로 인한 편익이 분단비용보다 많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낙관은 금물이다. 김정은 정권이 연착륙하고 있고, 경제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통일이 예기치 않은 순간에 갑자기 닥쳐올 수도 있다”던 김영삼 대통령과 “통일은 도둑같이 올 것이다”고 했던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통일은 대박’이라고 외친 박근혜 대통령도 앞으로 다가올 통일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숨은 뜻이 있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국가적 재앙으로 나타날 것이다. 국민적 차원에서 통일이 멀지 않았다는 인식하에 분단 상황 관리를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통일준비가 필요하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쪽박으로 이어질 것이다.

제곱의 법칙과 같이 통일의 꿈은 우리의 노력과 기간에 따라 좌우된다. 통일에 대한 기대와 열정을 통일준비에 실질적인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통일은 국가적 최우선 목표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통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 위하여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하였다. 남북간의 불신이 매우 높은 지금이 오히려 우리 주도로 신뢰에 입각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기회로 본 것이다. 이러한 인식에 입각하여 ‘신뢰 형성’을 키워드로 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제시하였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이어 드레스덴선언,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출범으로 통일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통준위는 2014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대박론’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해 7월 대통령 직속기구로 출범하였다. 분과별로 민간·전문위원 70여 명을 두고 민·관 협업으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왔으나 통일부·민주평통과의 업무 중복, 각 기관 자문위원들의 겸임, 방만한 운영을 지적받았다. 이런 가운데 통준위는 혈세만 낭비한 채 북한의 지속적인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굳어지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Moonshine policy)으로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의 상징적 기구였던 통준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DMZ 세계평화공원과 경원선 철도 남측 구간 복원 사업의 표류 및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통일대박의 꿈도 사라졌다. 포용정책을 추진하기에 매우 어려운 여건을 물려받게 된 것이다.
 
조병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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