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30일, 수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9월호
(통권 434호)


건설공사 품질관리 시설 및 기술인 배치기준 현황과 문제점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입력 2020/09/10 (목)



건설공사 품질관리 시설 및 건설기술인 배치기준 개선 방안 (1)
 
2006년 정부는 건설기업의 부담 경감을 위해 건설공사의 품질시험실 규모 및 품질관리자 배치기준을 완화하였으나 품질관리자 업무 전문성 취약 등을 이유로 2012년 배치기준을 다시 상향한 바 있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은 발주자 승인시 인접 유사 공종 현장의 통합 품질시험 및 검사를 허용하며, 품질시험 및 관리 업무의 외부 대행의 정도에 따라 시험실 규모와 품질관리 배치 인력 조정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승인 사례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품질관리자와 마찬가지로 건설현장 배치 필수 기술자인 안전관리자의 경우 착공 및 준공 시점의 특정 기간에 한해 배치 완화를 허용하고 있으나 품질관리자는 전체 공사기간에 걸쳐 일정 규모 이상의 인력을 배치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품질관리 시설 및 품질관리자 배치 규모를 정함에 있어 품질관리 업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건설공사의 특성 중 공사비와 연면적 두 가지 기준만이 활용되고 있는 점도 재고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현행 건설공사 품질시험 및 관리 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공공 발주기관에서 시행 중인 품질관리 관련 제도, 규정 등을 분석해 보았다.

품질관리 시설 및 기술인 배치기준 현황과 문제점
 
건설기술진흥법은 건설공사를 수행하는 건설사업자와 주택건설등록업자가 품질 및 공정관리 등 ‘품질관리계획’과 시험시설 및 인력의 확보 등 ‘품질시험계획’을 수립하고 발주자에게 승인을 받아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시공자가 배치하는 품질관리 수행 건설기술인은 사용 자재의 품질확인과 시험실 관리, 근로자 대상 교육 등 품질관리 업무 전반을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법은 원칙적으로 품질관리 및 시험 업무의 수행 주체를 시공자로 설정하여 모든 업무의 수행 책임이 시공자에게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며, 시험 및 검사는 국·공립 시험기관 또는 건설기술용역업자에게 대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동법 시행규칙과 건설공사 참여 주체별 품질관리 업무 수행의 방법 및 세부 절차를 명시한 품질관리 업무지침을 살펴보면 품질관리계획 수립 및 시행 업무는 모두 시공자의 의무로 규정되어 있으며, 발주자 또는 발주자의 업무를 대행하는 공사감독자·건설사업관리기술자는 지도 및 감독 등에만 한정되어 있다.

품질관리를 위해 필요한 소요비용은 원칙적으로 사업비에 계상하여 보상받을 수 있으며, 법령 시행규칙과 업무지침을 통해 그 범위와 방법을 정하고 있다.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은 시공자가 품질관리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공사의 규모 및 활동, 프로세스의 복잡성 및 상호작용, 조직 구성원의 업무 수행능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령 및 하위 시행규칙에 따른 품질관리 대상 공사의 구분과 배치 시설 및 기술인 규모는 단순히 공사비 규모와 연면적을 기준으로 구분되어 있다.

단, 품질관리 시설 및 건설기술인 배치기준은 공사 특성 및 업무 대행 정도 등에 따라 발주자 및 인·허가기관이 인정하는 경우 조정이 가능하나 조정 고려요소만 나열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조정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또한 동법 시행규칙은 복수의 건설공사가 공종이 유사하고 인접한 경우 통합 품질시험 및 검사를 수행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 경우에도 통합 품질관리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공종의 유사성 및 공사현장의 인접 정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건설기업 설문조사 결과
 
이 연구는 건설공사 품질관리 시설 운영 및 전담 인력 배치운영 실태와 실제 각 공사현장의 품질관리 관련 애로사항 및 개선 의견 수렴을 위해 공공공사를 수행 중인 전국의 종합건설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지는 응답 기업의 품질관리 업무수행 실태와 실제 기업에서 체감하는 품질관리 업무량에 따른 배치기준의 과소 여부, 개선 방향 등을 중심으로 총 13개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설문에 응답한 58개 기업의 지역별 분포는 경기·경북이 각각 12개사(20.7%), 충남 11개사(19%), 충북 5개사(8.6%), 대전·울산 각각 4개사(6.9%), 세종 1개사(1.7%) 등이다.

응답 기업의 주업종은 토건이 38개(65.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고, 상시 종업원 수 규모별로는 10명 이상 30명 이하가 전체 응답 기업의 62.1%(36개)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현장의 공사 종류는 건축물이 24개(42.1%)로 가장 많았고, 상하수도 11개(19.3%), 도로 7개(12.3%), 교량과 항만·댐 각각 2개(3.5%), 터널/지하차도와 옹벽/절토사면이 각각 1개(1.8%) 순이다.

공사비 규모는 10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이 21개(3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품질관리 대상 공사의 등급은 초급(51.7%), 중급(43.1%)이 가장 많았다.

조사를 통해 수집한 의견들은 품질관리 업무수행에 대한 영향요인 파악을 목적으로 응답현장의 품질관리 대상 공사 등급 및 공사금액 규모에 따라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공사금액 규모에 따른 구분은 최소 3억 5000만원에서 1000억원까지의 응답 공사를 금액별 4분위로 구분하여 정리, 공사금액 규모에 따른 응답 결과의 차이 유무를 살펴보았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은 현행 품질관리 시설 및 기술자 배치기준이 과다(매우 과다)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중·고·특급 대상 공사에서 그리고 규모별로는 170억원 미만 공사에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건설기술진흥법 시행규칙 [별표 5]에 근거한 공사 특성에 따른 시설 및 기술인 배치 규모의 조정이 이뤄진 현장은 약 10%에 불과하며, 미조정 사유로 ‘발주자 미승인’과 ‘업무량 및 효율성을 고려한 시공사 자체판단’의 비중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품질관리비가 사업비에 적정하게 계상된 공사는 전체의 33%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과소 계상되거나 누락 또는 미계상된 비율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되어 품질관리비의 적정 계상을 위한 노력도 필요함을 시사했다.

인접한 유사 공종의 현장을 통합한 품질관리 수행 가능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36%는 모든 품질관리 업무가, 47%는 일부 시험·검사업무가 통합 가능하며, 특히 공사금액 규모가 작을수록 통합 가능하다는 의견의 비중이 높았다.

한편, 응답 기업들은 건설공사의 전반적인 품질관리 업무량에는 공사비 규모보다 공정의 복잡성이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실제 현장의 품질관리 업무수행을 위한 시험시설 규모 및 관리인력 인원수를 판단함에 있어 응답 기업들은 공사비뿐만 아니라 공사 종류(도로, 교량, 철도, 터널, 건축물 등)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관리 시험시설 및 기술인 소요 판단을 위한 영향요인별 중요도 품질관리 배치기준의 개선 방향으로는 착공 초기 배치기준 완화, 유사·인접현장 통합관리 기준 마련, 시험실·배치기술인의 조정기준 마련에 대한 니즈가 높았다.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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