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3일, 목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11월호
(통권 436호)


택지개발지구 상수도부담금, 누가 부담하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0/11/09 (월)



대법원 2020.7.29. 선고 2019두30140 판결

들어가며
 
K공사가 공공주택 개발사업지구에서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여 완료하였다. A회사가 위 개발사업지구 내 일정 토지를 분양받고 아파트를 건축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아 아파트를 신축한 후 동 아파트에 대한 급수공사를 신청한 경우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내야 하는 자는 완성된 택지 위에 아파트를 건축한 A회사인지 아니면 그에 앞서 택지를 개발하였던 K공사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설립된 부동산투자회사(운용회사는 K공사)로서 부동산의 취득·관리·개량 및 처분, 주택건설사업, 부동산의 개발사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K공사는 2007년 4월경 건설교통부장관(현재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OO시 OO구 E일원의 ‘C혁신도시(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지구’ 내에서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택지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 시행자로 지정되었고 2012년 12월경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을 완료하였다.

원고는 위 개발사업지구 내 일정 토지(이하 ‘이 사건 사업지구’)를 분양받은 후 2015년 12월 29일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이 사건 사업지구에서 아파트와 상가를 건축하는 내용의 공공주택건설사업(이하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 계획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 계획에 따라 이 사건 사업지구에 아파트 1144세대와 상가 5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를 신축한 후 2017년 6월경 피고 B시(이하 ‘피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급수공사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2017년 6월 5일 위 급수공사신청을 승인하면서 원고에 대하여 수도법 제71조 제1항, 수도법 시행령 제65조, ‘OO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징수 조례’(이하 ‘징수조례’) 제2조 제1호 가목, 제5조 제1항, 제6조 제1항 [별표]에 따라 상수도원인자부담금 합계 2억 2451만 2000원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상수도원인자부담금부과처분의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하였다.
 
이 사건에서 K공사가 이 사건 사업지구를 포함한 주택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인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였고, 원고는 K공사가 조성한 주택단지 내의 토지를 분양받아 그 지상에 이 사건 아파트를 신축하는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한 건축주에 불과하다.

한편, 이 사건 아파트가 원래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에서 예정된 범위를 초과하여 신축되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수도법 제71조 제1항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담하는 자는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여 위 조항에서 정한 ‘주택단지를 설치한 자’(주택법 제2조 제12호에 의하면, ‘주택단지’란 주택과 그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을 건설하거나 대지를 조성하는 데 사용되는 일단의 토지를 말한다)가 됨으로써 ‘수도공사를 하는 데에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 해당된 K공사일 뿐, 이미 비용 발생의 원인이 제공된 후에 그 예정된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아파트를 건축한 원고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피고는 이 사건 사업지구에 관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K공사가 아닌 원고에 대하여 부과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의 상대방을 잘못 지정한 하자가 있다.

나아가 수도법 제71조 제1항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은 해당 주택단지를 설치함으로써 수도시설의 신설이나 증설 등의 원인을 제공한 택지개발사업 시행자에 대하여 부과한다는 부과 요건의 의미가 분명함에도, 수도법 제71조 제1항 등 관계 법령에서 정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의 부과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대방을 그 부담자로 잘못 지정하였다면 피고가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결과 처분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므로 이러한 하자는 중대하고도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피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에서 K공사가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였고 원고는 K공사가 조성한 택지 중 한 구역인 이 사건 사업지구를 분양받아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한 주택건설사업자이다. 따라서 이 사건 사업지구에서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에서 예정된 범위를 초과하는 규모의 건축물이 건축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업지구와 관련하여 수도법 제71조 제1항과 그 하위 법령에 따른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여 ‘수도공사를 하는 데에 비용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 해당하는 K공사고, 원고는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자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이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자를 상대방으로 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수도법상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지를 판단할 때에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

원심은 이 사건 사업지구에 관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의 납부의무자는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인 K공사인데 그 납부의무자가 아닌 원고에 대하여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은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정처분의 당연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한다.
 
판결의 의미
 
이 사건의 쟁점은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로부터 주택건설용지를 분양받아 주택을 건축한 원고가 수도법령에 따른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와 원고가 납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볼 경우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자가 아닌 자를 상대방으로 한 이 사건 처분의 하자가 중대·명백한지 여부이다.

수도법 제71조는 원인자부담금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제1항에서 “수도사업자는 수도공사를 하는 데에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주택단지·산업시설 등 수돗물을 많이 쓰는 시설을 설치하여 수도시설의 신설이나 증설 등의 원인을 제공한 자를 포함한다)에게 그 수도공사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택지개발사업은 ‘일단의 토지를 활용하여 주택건설 및 주거생활이 가능한 택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서(택지개발촉진법 제2조 제4호), 사업의 시행 과정에서 택지개발계획 승인 등을 통해 조성되는 택지에 건축되는 건축물 등의 규모 및 용도가 예정되어 있다. 조성된 택지 가운데 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아 주택과 그 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을 건설하거나 대지를 조성하는 데 사용되는 일단의 토지는 ‘주택단지’에 해당한다(주택법 제2조 제12호). 따라서 주택단지 조성 등을 위한 택지개발사업이 시행되는 경우, ‘수도시설의 신설이나 증설 등의 원인’은 택지개발행위를 하였을 때 발생하는 것이지,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자가 직접 또는 그로부터 주택건설용지 등을 분양받은 주택건설사업자가 조성된 택지에 주택 등의 건축물을 건축하였을 때에 비로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다.

본 대법원 판결도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여 ‘수도공사를 하는 데에 비용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 해당하는 K공사이고, 주택건설사업자인 원고는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납부의무자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바 관계 법령의 해석상 위 대법원의 판시가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다만, 건축물이 원래 택지개발사업에서 예정된 범위를 초과하여 신축되는 경우에는 그 초과 부분에 한하여 새로이 비용 발생의 원인이 제공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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