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3일, 화요일


국토와교통

2021년 4월호
(통권 441호)


기술사법의 자격 공인 특성, 조성법을 규제법으로 전환


  박효성 건설기술교육원 겸임교수     입력 2021/03/10 (수)



「기술사법」 개정 방향 ⑧
 
「기술사법」의 자격 공인 특성, 조성법을 규제법으로 전환
 
필자가 지난 2월호 「기술사법」 개정 방향 원고를 마감한 후, 1964년 10월 23일 시행된 제1회 기술사 시험에 대해 김상근(1965)이 기고한 ‘기술사제도에 관하여-기술사법의 특이성-’을 읽고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요약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기술사법」의 개정 방향에 관하여 논하고자 한다.
 
「기술사법」은 자격을 공인하는 조성법으로 제정

이 글에 의하면 1963년 「기술사법」 제정 당시, 이 법의 특성을 자격 공인법이지만 규제법이 아니라 단순한 조성법으로 규정하였다. 예를 들어 「건축사법」은 건축물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규제법으로, 일정한 자격을 보유한 건축사에게만 업무를 허용하는 독점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기술사법」은 국가시험에 의해 자격을 제한하는 조성법으로 기술사에게 권위와 신용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 기술사가 아니면 수행할 수 없는 업무를 특별히 제한하지 않았다.

다만, 공공발주사업 중에서 전문적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한하여 해당 분야 기술사에게 의뢰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이 규정은 공공발주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일 뿐, 기술사의 독점 업무를 일반화한 것은 아니다.

「기술사법」에 의해 기술사에게 부여된 특전을 굳이 예시하라면 “이 법에 의해 자격을 인정받지 아니한 자는 기술사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명칭 독점 규정 뿐이다. 즉, 「기술사법」에 의한 기술사에게 업무 독점을 부여하지 않았고, 명칭 독점만을 부여했을 뿐이다. 오늘날 기술사만이 설계도서를 작성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책임을 기술사가 지도록 서명날인하는 조항이 포함된 「기술사법」 개정안에 대해 찬・반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기술사법」은 자연과학 64개 모든 영역을 포함

또한 이 글에 의하면 「기술사법」에서 기술사의 업무범위를 자연과학기술의 모든 영역으로 설정하였고, 업무깊이를 자연과학기술의 기초분야부터 전문분야까지 모두 설정하였다. 이 역시 「건축사법」에서 건축사와 건축사보의 업무영역을 상・하로 명확히 구분하는 조항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기술사의 자격종목을 자연과학기술의 업무부문부터 응용이학 부문에 이르기까지 13개 분야 64개 모든 영역으로 나누었으며, 2020년 현재 84개 종목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이는 다른 국가시험에서 유사한 사례조차 찾아볼 수 없는 특성이다.

「건축사법」 등의 규제법은 업무 독점을 부여하기 위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최소의 업무 범위로 제한하고 자격 또한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에 위배되지 않도록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사법」은 조성법이기 때문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좁은 영역으로 업무 범위를 한정함은 적절하지 않다.

이와 같이 「기술사법」이 규제법이 아닌 조성법으로 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공발주사업에 해당 전문분야 기술사를 적극 참여시켜 과업을 수행하도록 규정하였고 또한 중요한 시설공사 등의 엔지니어링 기술용역 업무에도 참여하도록 운용하였다.
 
공공건설사업에 기술사를 규제법으로 적극 활용

그 대표적 사례를 예시하면, 국토교통부는 공공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기술사 자격소지자를 다음 두 가지 경우에서 보듯 규제법으로 적용하고 있다.

첫째, 국토교통부는 「기술사법」이 제정되고 13년이 경과된 1976년 「건설업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공사금액 3억원 이상의 현장에 기술사를 배치하고, 5000만원 이상의 현장에 기사1급을 배치하도록 규정하였다. 이 기준은 2020년 현재 700억원 이상 대규모 공사의 현장대리인에 해당 분야 기술사를 배치하도록 확대하여 적용되고 있다. 또한 건설기술자 면허의 종류를 토목・건축・기계 및 국토개발로 구분하고, 등급을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해 기술사, 기사, 기능장 및 기능사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기술사법」이 단순한 조성법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규제법으로 적용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건설현장 붕괴사고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된 1994년 국토교통부는 기술사 배출인원이 절대 부족한 점을 고려하여 오랜 현장경험을 쌓은 학・경력기술자를 감리자로 선발하여 현장관리를 맡기는 책임감리를 도입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부 및 한국기술사회는 기술사의 업무 영역 침해라면서 강력히 반대했다.

그 당시 국토교통부에서 책임감리 정책을 담당했던 필자는 “학・경력기술자의 명칭은 기술사의 명칭을 침해하지 않았으며, 책임감리 도입은 기술사의 업무와 상관없는 「건설기술관리법」 개정에 따른 건설정책의 적용이다”고 반박했어야 한다.

둘째, 국토교통부가 2014년 책임감리를 건설사업관리(CM)로 전환하면서 건설기술인을 학력・자격・경력으로 종합 평가하는 역량지수 등급체계를 도입했다. 책임감리에서는 국가기술자격자와 학・경력기술자를 등등하게 대우했지만 역량지수에서는 기술사에게 100점 만점 중 아래 표와 같이 최고 40점을 배정하는 규제법 개념을 적용했다.

 
 
이를 되돌아보면 조성법에 불과한 「기술사법」에 의한 기술사를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해 규제법으로 해석하여 역량지수 등급체계의 40%를 기술사에게 배정한 것은 엄청난 혜택이었다. 하지만 과학기술부 및 한국기술사회는 국토교통부가 역량지수에서 자격과 경력을 똑같이 40% 배정한 기준을 반대하면서 세종청사를 수차례 항의 방문하고 집단시위까지 하였다.

오늘날 국토교통부 담당자들이 규제법이 아닌 조성법에 불과한 「기술사법」에 의한 기술사에게 자격지수 최고 40%를 부여한 것은 엄청난 혜택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건설 법령은 「기술사법」 아닌 「국가기술자격법」 적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기술사회가 아직도 건설기술인 역량지수 등급체계를 반대하고 있다면, 이는 백해무익(百害無益)이며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은 일련의 법령 개정, 폐지 및 제정의 흐름을 짚어보면서 지적하고자 한다.
 
「건설업법 시행령」 (1976.4.1. 개정)
제22조(현장대리인) 건설업자는 공사금액 3억원 이상의 현장에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기술사를 배치하고, 5천만원 이상의 현장에 기사1급을 배치하여야 한다.
 
「기술사법」 (1976.12.31. 폐지 사유)
「국가기술자격법」 제정(1973.12.31, 법률 제2672호) 및 시행에 따라 이 법을 존속시킬 필요가 없어 폐지한다.
 
「건설업법 시행령」 (1992.6.1. 개정)
제36조(현장대리인) 건설업자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현장에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기술사 또는 기사1급 취득 후 10년 이상 경력자를 배치하고, 10억원 이상의 현장에 기사1급 이상을 배치하여야 한다.
 
「기술사법」 (1992.11.25. 제정 사유)
과학기술 발달과 산업구조 고도화에 따라 고급기술인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어 기술사에 대한 지원・육성시책을 강구하고 활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제정한다.
 
국토교통부에서 1976년 4월 1일 「건설업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공사금액 3억원 이상의 현장대리인에 기술사 배치 의무규정을 처음 도입한 후 같은 해 12월 31일 「국가기술자격법」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기술사법」이 폐지되었다.

「기술사법」이 폐지된 상태에서 국토교통부는 1992년 6월 1일 「건설업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의 현장대리인에 기술사 또는 기사1급 취득 후 10년 경력자를 배치(기술사 공급부족에 따른 대응)하도록 조치하였고, 같은 해 11월 25일 「기술사법」이 부활되어 다시 제정되었다. 이때 과학기술부는 「기술사법」을 규제법 체계로 강화했어야 한다. 폐지되었다가 부활・제정됐건만 1963년 처음 제정됐을 때와 동일하게 조성법 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기술사법」의 존재이유를 그때부터 상실했다고 본다.

국토교통부에서 「건설업법」에 의해 건설 현장대리인 배치기준을 정할 때 「기술사법」 대신 지속적으로 「국가기술자격법」을 근거로 했다. 즉, 「기술사법」이 폐지된 상태에서도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해 현장대리인 배치기준이 조정되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국토교통부는 2020년 7월 13일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할 때,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의한 엔지니어링사업자 신고와 「기술사법」에 의한 기술사사무소 등록을 하지 않아도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건설기술용역업 등록만으로 모든 건설기술용역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완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기술사법」에 관계없이 건설기술용역업을 운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여겨진다.
 
향후 기술사 종목의 선별적인 통합 방안 검토

국토교통부가 2014년 건설기술인 역량지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요청했을 때 산업통상자원부 및 엔지니어링진흥협회는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다.

“기술사 자격으로만 건설기술자 등급 부여하는 체계에서는 엔지니어링업계의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기술사 자격유무에 따른 등급을 철폐하는 역량지수 도입에 공감하지만, 특급기술자 75점 이상을 78점 이상으로 올리는 조정안은 반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요구대로 특급을 78점 이상으로 올리면 엔지니어링업체는 PQ심사용 기술사 추가 확보를 위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다.”

또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영식 의원이 일정규모 이상의 공공건설사업 설계는 기술사만이 최종 서명날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기술사법」 개정안을 2020년 12월 17일 대표 발의하여 관계기관 의견수렴할 때 엔지니어링협회는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시하며 반대하였다.

“기술사가 설계도서에 최종 서명날인한다고 해서 현장안전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다. 이 개정안이 기술사와 학・경력자 간의 갈등심화, 젊은 엔지니어 육성 저해 등의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이와 같이 엔지니어링협회가 역량지수 도입이든 「기술사법」 개정이든 기술사의 권한 강화에 대하여 모두 지속적으로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이유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시행령」 제4조 [별표 2] 엔지니어링기술자에서 보듯, 일부 제조업 분야의 엔지니어링업계는 기술사・기사보다 기능장・기능사가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 실제 일부 제조업에서는 기능장・기능사가 모든 생산활동을 주관하며, 산업통산자원부에서도 매 2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수상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별표 2] 엔지니어링기술자 (제4조 관련)
- 기술계 엔지니어링기술자
  ∘ 기술사
  ∘ 특급기술자
  ∘ 고급기술자
  ∘ 중급기술자
  ∘ 초급기술자
- 숙련기술계 엔지니어링기술자
  ∘ 고급숙련기술자: 기능장, 산업기사 4년 경력자, …
  ∘ 중급숙련기술자: 산업기사, 기능사 3년 경력자, …
  ∘ 초급숙련기술자: 기능사, …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5차 기술사 제도발전 기본계획’에 의해 84개 종목의 기술사를 16∼20개로 통합하고 있다. 2020년 현재 기술사 총 5만 4068명 중 건설부분이 3만 5378명(65.4%)으로 가장 많아 희소성도 없다.

향후 기술사 종목 통합과정에 수요가 많은 건설분야에 더 많이 배출하여 운전면허증과 같이 누구나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진입자격으로 완전 개방하기 전에는 엔지니어링협회와의 갈등이 해소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기술사법」이 규제법으로 강화되기는커녕 또 폐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白頭 박효성 건설기술교육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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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정비구역 ‘흑석2’ 등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약 4700호 공급 기대․․․해제·신규구역도 3월말 선정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수도권 주택공급방안’에 따라 도입한 공공재개발사업의 첫 시범사업 후보지 8곳을 선정했다. 이번 후보지.. 박병기 기자 | 국토와교통 2021년 02월호(439호)
사전청약 3만가구 차질없이 준비…구체 계획 4월 발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추가 주택공급 방안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15일 “노후도 등 정비 시급성, 주택공급 효과 등 공공성,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8개 구역을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며 “예정대로.. 박병기 기자 | 국토와교통 2021년 02월호(4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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