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20일, 일요일


국토와교통

2021년 6월호
(통권 443호)


공제조합의 부도난 건설사 보증책임 묻는 건 부적절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1/04/14 (수)



공제조합의 부도난 건설사 보증책임 묻는 건 부적절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다271995 보증금)
 
▶원고/상고인 : LH공사
▶피고/피상고인 : 건설공제조합
▶결과 : 파기환송, 원고/상고인 승소
▶판례공보 2021.1.15 99쪽 게재
 
사건의 내용
 
도급계약 체결
 
원고 LH공사는 2012년 2월 평택 주한 미군 기지 ‘장성급/지휘관 숙소 건설공사’에 관해 입찰을 실시했다. 울트라건설, 경남건설, 진흥기업, 화인종합건설이 공동수급협정을 체결해 공동이행방식 공동수급체를 구성했다. 출자비율은 울트라 38%, 경남 37%, 진흥 15%, 화인 10%였다.

LH공사와 공동수급체는 2014년 2월 공사금액 852억원, 계약보증금 341억원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은 도급계약에 따라 LH공사에게 계약보증금이나 이행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계약보증금은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LH공사에게 귀속된다.

공동수급협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동수급체 구성원은 연대책임을 진다. 둘째, 선급금/기성대가는 공동수급체 구성원에게 개별적으로 지급된다. 셋째,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1인이 파산, 부도 등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해당 구성원 외 구성원은 LH공사의 동의를 얻어 탈퇴할 수 있다. 이 경우 잔존 구성원이 연대해 계약을 이행하고 탈퇴 구성원의 지분은 잔존 구성원의 출자비율에 따라 잔존 구성원의 지분에 가산한다.
 
보증계약 체결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은 계약보증금 중 출자비율에 의한 금액을 보증금액으로 건설공제조합과 이행보증계약을 체결 후 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이행보증서를 발급받아 LH공사에 제출했다.

보증계약의 내용을 보면, 첫째, 건설공제조합은 계약자가 도급계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LH공사에게 의무를 대신 이행하거나 보증금을 지급한다. 둘째, 건설공제조합은 계약자 귀책사유로 보증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증시공을 하고 보증시공을 할 수 없는 때에는 보증금액을 한도로 보증금을 지급한다. 셋째,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일부가 부도 등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 LH공사는 잔존 구성원이 계약이행에 필요한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거나 이행조건을 갖추었더라도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때에 한해 건설공제조합에게 보증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도급계약의 종료
 
울트라는 공사 진행 중이던 2014년 10월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잔존 구성원들은 울트라를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키고 출자비율을 경남 60%, 진흥 24%, 화인 16%로 변경했고 LH공사와 잔존 구성원들은 도급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공사가 다시 진행 중 경남이 2015년 4월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LH공사는 진흥과 화인에 공사 이행을 촉구했으나 진흥과 화인은 이행하지 못했다.
 
보증금 청구
 
LH공사는 경남, 진흥, 화인에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건설공제조합에게 보증채무 이행을 구했다. 그러나 건설공제조합은 2015년 9월 보증계약 중 울트라 보증계약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보증계약 보증금만 LH공사에 지급했다. LH공사는 울트라 보증계약에 근거한 보증금도 지급하라고 피고 건설공제조합을 제소했다.
 
2심 : 피고 건설공제조합 승소
 
서울고법은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공동이행방식 도급계약에서는 공동수급체 구성원 전원이 연대해 공사이행의무를 부담하므로 일부 구성원이 공사를 포기하더라도 잔존 구성원만으로 공사 이행이 가능하다면 공동수급체가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보증계약에서 정한 보증사고는 공동수급체 구성원 전원이 도급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울트라가 도급계약을 해지해 공사를 포기한 시점에는 ‘울트라보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울트라가 공사를 포기한 후 잔존 구성원들은 울트라를 탈퇴시키고 울트라의 의무를 인수했고 LH공사도 이를 승인했다. 울트라보증계약의 보증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울트라의 도급계약상 채무가 소멸했고 울트라보증계약에 따른 건설공제조합의 보증채무도 소멸했다.
 
대법원 : 원고 LH공사 승소
 
울트라가 해지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도급계약은 LH공사와 울트라 사이에서 소멸하였다. 잔존 구성원은 계속해서 LH공사에 대한 공사의무를 연대해 이행해야 하므로 울트라가 해지한 이후에는 LH공사의 동의를 얻어 잔존 구성원 출자비율에 따라 울트라의 출자지분을 분배 받을 필요가 있다. 잔존 구성원들은 LH공사와 변경계약을 체결해 도급계약 중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출자비율만 수정했다.

변경계약에는 울트라의 해지로 LH공사에 부담하는 채무와 관련해 잔존 구성원들이 승계하는 것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이런 채무는 통상 잔존 구성원들이 승계할 성질도 아니고 잔존 구성원들이 승계할 이유도 없다.

변경계약은 LH공사와 잔존 구성원들 사이에서 장래 공사에 대한 출자지분을 외부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체결된 것에 불과하다. LH공사와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울트라의 출자지분을 분할해 가산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잔존 구성원들이 울트라의 LH공사에 대한 채무를 면책적으로 승계했다고 볼 수 없다.

울트라가 계약 해지한 때에 울트라보증계약의 보증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잔존 구성원들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LH공사는 건설공제조합에게 울트라 보증계약에 따른 보증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울트라건설이 부도나 나머지 3개 회사가 울트라의 지분비율을 정확히 안분비례하여 새로이 출자비율을 정하고 공동수급체를 재구성했으며 LH공사도 이를 승인했다. 그후 공동수급체가 공사를 계속하려 노력했으나 경남기업이 추가 부도나서 공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경우 새로운 공동수급체인 경남, 진흥, 화인의 이행책임을 물어야 하고 3개사에 대한 보증책임을 건설공제조합이 부담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계약 해지한 울트라의 부도에 대한 이행보증 보증금까지 건설공제조합이 지급하게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으로 생각된다. 울트라에 대한 이행보증계약의 보증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울트라의 도급계약상 채무가 이미 소멸했고, 울트라의 이행보증계약에 따른 건설공제조합의 보증채무도 소멸했다는 2심 서울고법의 논리에 찬동한다.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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