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18일, 금요일


국토와교통

2021년 6월호
(통권 443호)


지나치게 눈부신 유리 건물, 배상하라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1/06/10 (목)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13다59142 손해배상
 
원고 :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 상고인 겸 피상고인 에이치디씨(전 현대산업개발)
결과 : 상고 기각, 원고 승소
 
사건의 내용
 
원고들은 부산 해운대구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부근 3만 7000㎡에 46층, 66층, 72층 아파트 3개 동, 33층 호텔 1개 동, 9층 업무시설 1개 동, 3층 판매시설 1개 동인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한 시행자 겸 시공자이다. 이 사건 건물은 아파트 남쪽으로 300m 떨어져 있고 일반상업지역 내에 있다.

피고는 건물을 지을 때 로이 복층유리를 사용했는데 로이 복층유리의 반사율은 가시광선 반사율이 30%, 태양광선 반사율이 38%여서 일반 복층유리의 가시광선 반사율 17%, 태양광선 반사율 13%보다 훨씬 높다.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유리는 표면이 거울 같고 반사율이 높아 빛이 들어오는 각도와 동일한 각도의 반대방향으로 빛이 반사되는 경면반사가 많이 일어난다. 저녁엔 햇빛이 건물 북쪽 동(棟)의 북, 서쪽 유리면에 비친 태양반사광이 아파트를 비친다. 이 사건 건물이 타원형이며 완만한 곡선이어서 경면반사 현상에 따른 태양반사광 유입은 상당 시간 동안 지속된다.

1㎡ 당 반사되는 빛의 밝기가 2만 5000cd를 초과하면 사람은 시각정보에 대한 지각 능력이 순간적으로 손상되는 빛반사 시각장애 상태에 빠진다.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킬 정도의 빛이 실내로 유입되면 실내 밝기가 극대화되어 거주자가 불안감을 느끼며 실내에서 외부 경관을 바라보기 어렵다.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유리가 반사한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아파트의 일부 세대에는 빛반사 밝기가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정도를 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현상은 세대에 따라 1년 중 31일에서 187일간 발생하고, 총발생시간은 1년 중 1시간 21분에서 73시간이며, 하지 때 지속시간은 7분에서 1시간 15분까지다. 위 현상 중간 시간대의 빛반사 밝기는 높게는 7000만cd/㎡여서 빛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최소기준의 2800배다.

태양반사광이 유입되는 아파트 주민들은 눈부심으로 외부 경관을 바라볼 수 없고 반사되는 햇빛이 강할 때에는 눈뜨기 힘들며 이로 인해 시력도 많이 나빠졌다고 호소한다.
 
제2심 부산고법: 주민 승소
 
대도시 인구의 과밀화와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건물의 고층화에 따른 건물 구조의 변화, 건물이 일반상업지역에 위치한 점, 아파트와 건물이 어느 정도 떨어져 있고 거리에 대한 규제를 위반하지 않은 점은 시행자인 피고에 유리한 사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이 사건 건물의 외벽 유리에 반사되어 아파트로 유입되는 강한 햇빛으로 인해 참을 한도를 넘는 피해를 입었으며, 이러한 이유로 아파트의 시가도 하락하였다. 다만 피고의 손해는 80%만을 인정한다. 원고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1인당 100만원 내지 300만원을 인정한다.
 
대법원: 주민 승소
 
아파트 인접 땅에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이 건축되어 과도한 태양반사광이 발생하고 태양반사광이 아파트에 유입되어 거주자가 시야방해 등 생활에 방해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생활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을 한도를 넘어야 한다.

참을 한도를 넘는지는 태양반사광이 유입되는 강도와 각도, 유입되는 시기와 시간, 피해 아파트의 창과 거실 등 위치에 따른 피해의 성질과 정도, 피해이익의 내용, 가해 건물 건축의 경위와 공공성, 피해 아파트와 가해 건물 간 거리, 건축법령상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건물이 위치한 지역의 용도와 이용현황,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토지 이용을 누가 먼저 했는지,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원고들은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방해를 받았다. 부산고법의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상고를 기각한다.
 
글을 마치며
 
보기엔 아름다운 유리건물이 이웃 아파트에 시각장애를 일으킬만한 강한 태양반사광을 비치게 하여 주민들의 평온한 주거생활에 지장을 주었다면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이유로 건물을 지은 건설회사가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 1인당 100만 내지 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하였다. 주거문화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조망권, 일조권과 아울러 태양반사광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판례로 인정받는 경향이다. 다만 시행자가 건축법령을 준수했고 건물과 아파트간 거리가 상당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의 20%를 감액한 것은 적절해 보인다.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국토교통부 법률고문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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