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18일, 금요일


국토와교통

2021년 6월호
(통권 443호)


한·중 경계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시각


  조병현 박사     입력 2021/06/10 (목)



[특별기획] 청전 조병현 박사의 영토이야기
 
동북아 역사에 대한 CRS 보고서 검토
 
지난 2012년 3월 미국 의회가 ‘동북아 역사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서 발간하는 CRS보고서(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reports, CRS reports)는 변호사, 생물학자, 경제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 800여 명이 참여함으로써 미국 의회의 정책이나 법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동북아 역사에 대한 CRS보고서’(이하 CRS 보고서라 한다.)도 고구려와 발해는 당나라 지방정권이라는 중국측의 왜곡된 주장과 함께 과거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설정 관련 기록 등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에서 급변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중국이 자동으로 북한에 진주할 역사적 근원을 연구한 결과 “고토회복 차원에서 개입할 수 있다”는 중국측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외교통상부는 동북아역사재단 전문가들을 보내 CRS에 우리측 입장을 설명했으나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그 내용을 보고서 부록에 수록하였다.

CRS보고서는 14면까지는 본문이 15면부터는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제출한 ‘한·중 경계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한국의 시각’은 33~68면까지 한국 역사지도의 한․중 경계표시 사례와 함께 부록3에 실려 있다. 의견 제출일자는 2012년 3월 9일로 되어 있다.

보고서에는 동북아역사재단이 한국측 의견을 제출한 목적이 분명하게 나와 있다. 중국이 자국의 역사지도와 역사연구에만 의거하여 한국과 중국의 경계를 파악하는 것은 불공정하고 부정확할 수도 있으므로 ‘CRS 보고서’를 비판적인 관점에 동의하고, 동북아시아의 문헌기록과 유적․유물을 활용한 역사학․고고학․인류학․지리학 등의 연구성과를 충분히 활용하여 한국과 중국의 경계에 대한 한국측 주장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중국의 경계가 장구한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표기되었는지에 대해 사실에 기초하여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검토․의견서”를 작성한다고 했다. 먼저 개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역사지도집』은 현재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지도이지만, 중국 역대 왕조의 영토 범위에 인접 국가·민족의 구역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결함이 있다. 이 중국역사지도집은 중화주의 역사관과 세계관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는데 대체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잘못된 인식에 기초하여 제작되었다.

첫째, 역대 중국 왕조가 전쟁 등으로 최대의 판도를 차지했을 때를 기준으로 외국과의 경계를 확정하고 이를 지도에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어떤 특정 시점에 중국의 점령 또는 영향 아래 놓였던 인근 국가나 민족이 중국 왕조의 전 시기에 걸쳐 중국의 영역 안에 있거나 지배를 받았던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둘째, 중국 왕조의 군사활동에 입각하여 영토를 확정함으로써 지배력의 관철이나 현지민의 의식 또는 생활과는 무관하게 중국왕조의 영토가 과장되어 표현되었다. 예를 들어 중국은 고대에 한반도와 만주의 국가들과 전쟁을 벌여 짧은 기간 군대를 주둔시킨 적이 있었는데 불구하고, 『중국역사지도집』은 이 지역을 오랫동안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통치한 것처럼 중국 영토로 표시하였다.

또한 한반도 북부와 만주에 설치되었던 중국 군현은 이민족의 거주지에 세워진 변군으로 중국 내의 일반 군현과 동일하지 않다. 이들 군현의 지배영역은 ‘군·현성’이 설치된 주요 거점과 이들을 연결하는 교통로였고 그 밖의 지역에는 중국 왕조의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역사지도집』은 중국 내의 일반 군·현처럼 변군에서도 철저한 직접 지배가 이루어진 것처럼 표현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셋째, 소위 ‘통일적 다민족국가’를 표방하는 오늘의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관을 중국왕조와 혈통, 역사, 문화가 다른 인접민족과 독립국가들에게 투영하여 중국의 일부인 것처럼 지도를 제작하였다. 예를 들어 요나라와 고려 사이에 있던 여진은 중국에 속하지 않은 제3의 세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영토 속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CRS보고서는 『중국근대변계사』 제1장을 토대로 하여 18세기 이후 압록강-백두산-두만강 경계에 대한 논란을 소개하고 압록강·두만강 경계를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노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측에서는 『중국근대변계사』 제1장이 다음과 같은 결점이 있다고 본다.

 ① 15세기 압록강-두만강 경계의 성립이 명나라 지배영역 확장에 의하여 형성되었다고 서술하여 당시 명의 지배영역이 요동 남부 및 압록강 하류 이서지역에 한정되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② 자료적 근거 없이 1712년에 건립된 백두산정계비의 최초 위치가 소백산이고 1887년 조·청 국경회담 결과 소백산-석을수 국경선이 확정되었다고 서술하여 18세기 이래 압록강-백두산-두만강 경계가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③ 1907-1909년에 걸친 청과 일본의 간도문제 교섭과정에서 두만강 경계를 지키기 위한 중국 측의 노력만을 부각시킴으로써 간도협약이 국경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을 배제한 채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또한 『중국동북변강연구』 내 「고구려 연구의 몇 가지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강유동은 “고구려는 중국의 고대 지방 정권이었으며 고구려인들은 대부분 한족 이주자들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구려를 세운 종족은 예맥족이며, 이들은 중국 북방에서 활동했던 맥족과 별개의 종족으로, 요동과 한반도 중서부 지역에 거주하던 동이족계열이었다.

중국에서 고구려 종족이라 주장하는 중국 고문헌에 나오는 맥족, 고이족의 활동시기와 고구려 건국 사이에는 1500~2000년 정도의 시간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을 고구려와 연결시킬 수 있는 고고학적 근거도 없다. 고구려의 영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일부 한족이 고구려로 편입되었으나 이들은 전체 고구려 주민에 비해 소수에 불과했다.

고구려는 중국과는 별개의 나라였다. 이런 점은 중국의 역사서들에 잘 나타나 있다. 중국 정사인 『삼국지』위서동이전에는 부여, 고구려, 동옥저, 예, 마한, 진변, 왜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곧 이 책에서는 동이를 삼국사(위·오·촉)가 아닌 다른 나라 역사로 인식하고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방식은 이후의 중국 사서에도 계속 이어졌다. 또한 『삼국지』 위서동이전에는 부여, 고구려, 예, 마한의 제천대회에 대해 기록되어 있는데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것은 이 나라들이 중국의 제후국이나 지방정권이 아닌 별개의 나라였음을 보여준다.

미 국무부의 국제경계연구는 ‘CRS보고서’에서 검토하고 있는 “한국·중국 경계 연구”에서는 1962년 북·중 국경조약 체결 및 1964년 의정서 체결을 확인하면서 소수의 섬에 대한 영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파악하였다. 1962년 북·중 국경조약 체결은 1880년대 조·청 국경회담을 계승한 것으로, 근대적 조약의 형식으로 압록강-백두산-두만강 국경을 확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64년 체결된 의정서에 첨부된 ‘도서 및 사주 귀속 일람표’에 따르면, 압록강·두만강 상의 451개 도서 및 사주 가운데 264개가 북한으로, 187개가 중국으로 귀속됐다.
 
한국과 중국의 경계에 대한 한국측 주장

『중국역사지도집』에 나타난 한국과 중국의 경계에 대한 한국측 주장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국역사지도집』이 현재 중국변경에 위치하고 있는 소수민족 지역을 일률적으로 중국영토로 간주하는 것은 역사적 문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진은 요나 고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있던 제3의 세력이었는데 중국의 영역으로 표시하였다. 또한 1980년대 이후 ‘통일적다민족국가’ 이론에 의해 고구려 등이 전에는 기본적으로 외국사로 인식되던 영역까지 중국사로 편입시키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중국역사지도집』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중국 주장의 근거인 대령강장성은 고조선 혹은 고구려가 세운 시설로 방어의 대상인 중국(연, 진, 한 등 중국 왕조)이며, 유물이 출토된 것은 교류의 증거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한반도 서북부지역에 장성이 들어와 있었으며 중국의 지배영역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측이 전국 시기 만리장성이 서북한지역까지 뻗어있다고 보는 근거는 한반도 서북부 지역에서 발견된 대령강장성이 만리장성의 일부이고, 한반도 서북부 일대에서 연에서 제작되었거나 혹은 연의 양식에 따라 제작된 유물이 간헐적으로 발견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령강장성은 고조선 혹은 고구려 때에 수축되고 이후 고려시대에도 계속해서 사용되었다고 해석되고 있으며, 또한 이성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접근하는 적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며, 그렇다면 그 축조의 주체는 이성의 서북쪽에 위치한 연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대령강장성을 연장성의 일부라 주장하거나,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한반도의 서북지역이 연의 영토내에 포함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성이 떨어질 수 있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진 장성이 평양인근까지 들어와 있었다는 것은 신뢰할 수 없는 문헌기록에 근거한 것으로 사실과 맞지 않다. 한반도 서북부는 고조선의 영역이었다. 만리장성의 동쪽은 『사기』·「흉노열전」과「몽염열전」에 의하면 오늘날 중국 요령성 요양시 일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후의 문헌기록에서 요동이 갈석으로, 갈석이 낙랑으로, 낙랑이 고구려로, 고구려가 평양으로 변화되어 나타나는데 이것은 만리장성 동단이 평양이라고 하는 중국 측의 주장이 타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갈석’이란 명칭은 중국의 지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역사지리적인 고증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명칭인 것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진의 국경을 한반도 서북부 북위 39도 인근의 평양까지 연장하여 묘사한 것은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다.

한사군의 관할지역은 현의 소재지로 보건데, 남쪽 한계는 황해도 재령강 연안지역(멸악산맥 이북)과 강원도 북부에 그치고 있어 그 이남지역은 한사군의 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초기 고구려와 한 군현의 관계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부분이 많아 확정할 수는 없으나 한 군현의 중국 방면으로의 퇴각은 고구려의 성장과 동시에 이루어졌다(BC 75년 현도군의 이전 사례 등).

그러므로 고구려가 서한의 영역 안에 포함되었던 것으로 그려진 지도는 역사적 신빙성이 낮다. 장춘, 하얼빈, 연길 지역에 당시 거주했던 옥저, 숙신 등의 세력은 한과 종족적․문화적 계통이 다른 독립세력이었다.

한이 고조선을 멸망시키고 설치한 한사군은 계속 존속되지 못하고 진번군과 임둔군은 BC 82년에 폐기되고, 일부 남아있던 현은 낙랑군과 현도군에 합쳐졌다. 이들 군현의 지배영역은 군현이 자리잡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정된 지역에 불과하였으니 느슨한 형태의 간접지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북위 38도선 이남까지 한의 지배영역으로 표시하는 것은 잘못이며, 그 영역은 대동강과 재령강 사이의 지역과 한반도 서북부의 함흥평야(그 이북 일부와 이남 일부)까지만 그려져야 한다. 그외의 지역은 고대 한국의 토착사회가 온존하고 있었던 것으로 묘사해야 한다.

동한 시대 낙랑군의 영역은 한강 유역까지 내려올 수 없었다. 고구려 등의 성장으로 한 군현의 중국 방면으로의 퇴축은 더 한층 가속화 되었다(현도군의 재차 이동, 낙랑군 관할 영역의 축소 등). 지도에서 고구려·부여·읍루·옥저를 동한의 변경지역으로 묘사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어긋난다. 그것은 중국이 통일적 다민족국가 이론입장에서 임의로 설정한 것으로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 고구려·부여·옥저는 예맥족으로 이들은 한국인의 근간이 되었기 때문에 이들과 그 거주지역은 중국이 아닌 한국사의 범위에 속한 것으로 그려져야 옳다.

한 군현 관할 영역의 축소 경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위가 한반도 북부지역을 차지했던 것으로 그려진 역사지도는 과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가 요동 지방과 낙랑·대방군을 차지했던 것은 사실이나 낙랑과 대방군이 관할한 현은 각각 6개에 불과하였다. 이 점에서 그 지배 영역이 결코 한반도 중부지역까지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므로, 북위 38도선 이남으로 내려와 있는 경계선은 잘못이다. 낙랑군이 한반도 동북부지역의 예의 전체지역을 지배 아래 두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 부분도 불내를 중심으로 한 일정 지역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또한 읍루도 숙신계 종족이므로 역시 당시 중국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한반도 동북부 지역은 고구려의 영토였기 때문에 고구려를 계승한 한국의 영토로 그려져야 한다.
  
고구려·부여·옥저·예맥 등은 한국사의 범주에 속하는 국가들이었다. 거란·고막해·유연·지단우 등은 한국과 중국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던 제3의 세력인데 지도는 이들을 일방적으로 중국의 영토 안에 넣거나 변경소수민족으로 왜곡하여 표시하고 있다(다른 지도들에서도 동일한 양상).
 
고구려의 동북경계에 대해서는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그려져야 한다. 광개토왕 때의 동부여 정벌, 말갈족 지배 등 고구려가 동북지역으로 부단히 영역을 넓혀갔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당시의 고구려 동북경계는 수정되어야 한다.

청전 조병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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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보라색에서 연두색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청포도의 일종인 샤인머스캣은 과육이 단단하고 아삭한 식감이 난다. 청포도보다 좀 더 알이 굵고, 씨가 없으며,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샤인머스캣의 가장 큰 특징은 상큼하고 매력적인 향에.. 김정현 기자 | 국토와교통 2021년 06월호(443호)
넷플릭스 드라마 <괴물>의 촬영지, 힐링 가득 ‘옥천’의 반전 매력

최근 완성도 높은 연출로 많은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드라마 <괴물>의 촬영지인 옥천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한 부소담악의 아름다운 풍경과 세트장으로 사용된 만양정육점 뿐만 아니라 오묘한 빛깔의 옥천성당,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옥천전통문화체.. 한국관광공사 | 국토와교통 2021년 06월호(443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 "최우선 과제 주거안정·부동산 투기 근절"

‘1년내 집값 안정’ 고난도 숙제받아   청와대는 4월 16일 개각을 발표하면서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된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은 부동산 비전문가이지만 향후 1년간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을 잡아야.. 박병기 기자 | 국토와교통 2021년 05월호(442호)
소규모 건설현장, 안전관리 사각지대…전체 사망자 대비 57.9% 차지

소규모 건설현장 사망사고 근절 방안 토론회 개최 정부는 ‘2021 산재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3월 25일 발표했다.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1억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 약 15만개소에 기술지원 및 재정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소규모 공사도 안전관리비를 사용.. 김정현 기자 | 국토와교통 2021년 05월호(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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