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6일, 일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12월호
(통권 437호)


“편안하고 충실한 노후” 한국판 시니어타운 청사진 제시


  김정현 기자     입력 2020/03/06 (금)



지방도시 재생과 연계한 고령자 커뮤니티 케어 정책토론회 열려
 
현재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사회를 코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획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형수 국회의원은 지방도시 재생과 연계한 고령자 커뮤니티 케어 실현 CCRC모델 도입진단 정책토론회를 2월 13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확산이 급속도로 전파되기 전에 개최된 토론회였지만 행사장 앞에는 발열을 감지할 수 있는 열화상카메라와 방역마스크가 준비되어 안전한 행사를 위한 철저한 준비 속에서 진행했다. 코로나19의 국민적 불안 속에서도 100여명의 방청객들이 세미나장을 가득 메워 고령자 커뮤니티 케어 실현을 위한 한국판 시니어타운인 CCRC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여기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란 연속보호체계형 은퇴자주거복합단지다. 쉽게 말하면 고령자가 지역사회에서 건강할 때부터 임종할 때까지 노후활동을 즐기면서 의료와 복지 같은 연속적인 케어가 가능한 주거단지를 말한다. 미국에서 시작되어 일본, 독일 등에 확대 적용되며 고령화 대응과 지방 소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형 CCRC모델 도입 제안
서형수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고령화에 대응한 주거정책의 궁국적인 목표는 편안하고 충실한 노후다. 급증하는 고령인구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형 CCRC모델의 도입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국형 CCRC모델이 도입되면 고령자는 여가와 노후 활동은 물론 신체의 변화에 따라 베리어프리가 적용된 곳에서 편리하게 의료 복지 서비스를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고령자의 거주수준과 생활방식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설계와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변창흠 사장은 “일본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24년이 걸렸는데 한국은 7년이나 빨리 고령사회가 됐다”면서 “우리사회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다시금 비상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한 “고령인구 비율 증가는 도시보다 농촌에서 심각하다”면서 서형수 국회의원이 제안한 “한국형 CCRC모델은 고령자를 위한 거주, 의료 돌봄기능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의 교류증진, 고령자의 교육, 재취업 등 주택, 보건, 도시, 지역, 산업 분야 여러 정책이 조합되어 고령화와 지방소멸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거복지정책, 고령자의 다양한 수요 대응해야
이어서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됐다. 먼저 LH연구원 정소이 수석연구원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주거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소이 수석연구원은 국내 현황을 살펴보며 “2015년에는 생산가능인구 5.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2030년에는 2.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고령자 부부 등 고령자만으로 구성된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고령가구의 빈곤과 불안한 노후, 낮은 평균소득, 높은 주거비 부담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정신건강이 약화되고 있으며 낙상사고와 같은 사고발생 장소가 대부분 주택이기 때문에 지원서비스와 함께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고령자용 국민임대주택 시범사업으로 서천의 고령자 국민임대주택을 비롯하여 공공실버주택, 고령자 전용 커뮤니티 케어 안심주택 등이 추진된 바 있다. 또한 지자체에도 성남 아리움 노인주택복지시설, 금천구 보린주택, 중랑구 신내의료안심주택 등 실버타운 사업이 조성되고 있다.
정소이 수석연구원은 “고령자들의 다양한 주거수요에 대응하는 주거복지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저소득층의 공공주택과 고소득층의 민간 실버타운 사이의 중간 소득계층을 위한 주거모델 개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촌 보건복지서비스 구축 필요
건강마을만들기 김영희 대표는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농촌 커뮤니티 케어의 역할을 중점으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김영희 대표는 <지방소멸>이라는 책을 언급하면서 “지방이 소멸하면 도시와 지방농촌이 함께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방을 살리기 위해 농촌의 산업구조를 바꾸면 인구구조를 변화할 수 있다며 농촌의 보건복지서비스 도입을 강조했다. 보건복지서비스 도입은 돌봄 기능과 함께 지역 활성화, 고용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순기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희 대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에 따라 시작된 귀농귀촌으로 농촌의 인구비중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며 “베이비부머 은퇴 이주자들은 쾌적성과 편의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농촌에서 가장 부족한 지역의료시설과 서비스, 교통 접근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 당정협의를 통해 2024년까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소 커뮤니티 케어를 100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고령자가 거주지역에서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 케어 모델이 농어촌에도 도입되는 것이다.
정책이 실행되면 의료, 문화, 교육, 정주여건 등 농어촌 생활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사람이 돌아오는 농어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특성 맞춤형 개발해야
마지막으로 대한부동산학회 회장 겸 경인여자대학교 서진형 교수는 일본의 CCRC모델인 생애활약마찌(まち)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마찌는 우리나라의 마을 개념으로 대도시의 고령자가 은퇴를 하고 지방으로 이주하여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소득이 줄어드는 시기에 생활비 부담이 적은 지방으로 이주하여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단지 시설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 사회생활, 생애학습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정부는 기본적인 방침을 수립하고 사업추진 주체별로 지역특성에 맞게 개발되는 것이 특징이다.
 
국토부-복지부, 제도적 연계 필요
주제발표가 끝나고 지역재단 박경 이사장을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한일사회보장정책포럼 변재관 대표는 “1인 고령 가구 급증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구임대주택도 30년이 지나 낙후주택이 되기 때문에 주택정책을 1인 가구를 비롯한 이용자 중심으로 과감히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제주대학교 김태일 교수는 “지방도시의 재생은 국토교통부 소관이고 커뮤니티 케어는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등 관할 부처가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 제도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인간관계 때문에 거주지에서 멀리 떠나는 것을 꺼려하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하여 도시근교형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시재생사업과 지역통합돌봄사업을 연계하면서 지역이 갖고 있는 초등학교, 목욕탕, 종교시설, 식당, 의료원 등을 활용하여 일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적 관계를 만들거나 빈집 리모델링 등 한국형 CCRC모델의 다양한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김준환 교수는 “그동안 CCRC의 개념을 사회복지, 의료, 노인 분야로 한정하였으나 일본은 재생의 개념을 추가했다”면서 “기존 지역시설 활용과 은퇴자 중심 고령층 유입 등으로 지방도시의 소멸을 연장시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로 재생까지 이끈다는 관점에서 농촌보다는 인프라 시설을 갖춘 지방 중소도시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수요자 면밀한 분석 선행해야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추진단 임강섭 팀장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동안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왜 구체화 되지 못했는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정책 수요자에 대한 타깃을 명확화하고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H연구원 이미홍 수석연구원은 “같은 노인이어도 건강한 노인, 아픈 노인, 귀농 귀촌 노인, 정주 노인 등에 따라 모두 다른 욕구가 있기 때문에 정책 수요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우선하고 모델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주민과의 융화를 언급하며 “예를 들어 청년임대주택이 아무리 좋아도 기존 마을과 연계되어야 하는데 기존 주변의 어르신들은 방풍도 안되는 주거환경에서 살고 있는데 청년들이 눈치가 보여서 입주하고 함께 어울려 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특정 계층을 위한 전용 주거시설이 아닌 노인과 청년, 장애인 등 포괄적 약자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시니어타운 활성화 기대
토론을 마무리하며 플로어에서도 3명이 발언을 하며 활발한 논의가 이어졌다.
LH 균형발전본부 박성용 본부장은 “한국형 CCRC모델이 고령화와 지방소멸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LH도 활력 넘치는 농촌과 지방도시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사업 발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형수 국회의원은 “고령자 중에서 자립하지 못하고 의존해야 하는 이들이 20% 정도 되고 그 중 5%는 이미 시설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 15%에겐 시설 밖에 선택지가 없다.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이들을 위한 새로운 고령자 주거복지모델이 활발히 논의되어 구체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ltmk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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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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