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7일, 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10월호
(통권 435호)


남북철도 연결, 북한 무정차 한중국제물류열차 청사진 제시


  김정현 기자     입력 2020/09/11 (금)



포스트코로나 시대 남북고속철도 건설 세미나 열려
 
포스트코로나 시대 남북고속철도 건설 세미나가 8월 6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남북고속철도 연결을 위하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제재 대상이 아닌 사업부터 준비하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비대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해외직구 등이 활발해 짐에 따라 한·중 간 물류운송체계 변화를 위하여 서울에서 중국까지 한중국제물류열차를 북한 무정차로 운행하는 방안을 제시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세미나는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에 개최된 국회세미나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방역과 사전준비를 통해 진행됐다. 거리두기를 위하여 질서없이 넓게 좌석을 배치하고 가운데 좌석은 앉을 수 없도록 안내문을 부착했다. 그러나 남북철도 연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200여명의 많은 방청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양기대 국회의원이 주관한 이번 세미나에는 박정, 김홍걸, 양경숙, 양정숙 국회의원, 통일부 서호 차관, 동아시아철도공동체포럼 오영식 이사장, 한국교통대학교 박준훈 총장, 한국철도시설공단 김상균 이사장, 한국교통연구원 오재학 원장, 김세호 前 국토교통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남북고속철도 시대 열어가야 할 것”

양기대 국회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모두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비판할 때 광명시장 시절인 2015년부터 KTX광명역에서 출발하는 유라시아 평화철도를 준비해 왔다”며 “남북철도 연결과 남북고속철도 건설은 우리 민족의 숙원사업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서 “국회연구단체인 ‘통일을 넘어 유라시아로’ 공동대표 노웅래 국회의원과 함께 서울역 출발 국제열차 추진을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협력 아래 UN의 제재 없이 평양에서 베이징, 평양에서 모스크바 국제열차를 운행하고 있는 만큼 서울역 국제열차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서울역 출발 국제열차에 합의하면 개성에서 평양까지의 경의선 기존노선을 개보수하여 국제열차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철도, 중국 등 외국도 관심

한국철도시설공단 김상균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한반도 철도가 연결되고 남북경제협력의 문이 열리면 유라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을 통해 거대한 경제 문화 공동체가 탄생하게 된다”면서 “북한의 철도를 중국이 먼저 나서서 연결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영원히 섬나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통대학교 박준훈 총장은 축사를 통해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화해무드로 변화하였고 새로운 남북협력의 장을 열어가는 듯 하였으나, 최근 남북관계는 다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대북제재 국면과 현재 남북관계 상황, 코로나19의 상황에서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연구하고 언제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적 지지 중요한 시점

통일부 서호 차관은 축사를 통해 “누구는 퍼주기가 아니냐고 하겠지만 철도사업은 대륙으로 갈 수 있는 중심축이 될 수 있다”며 “국민적 지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호 차관은 축사와 함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고 작성한 족자를 선보이고 선물 증정식을 가졌다. ‘수처작주 입처개진’은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깨달음을 얻고 주인이 되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임제록 시중편에 나온다.
 
 
 
서울역~평양~베이징 국제물류열차 논의

본격적인 세미나가 시작되고 유라시아평화철도포럼 진장원 상임대표는 한반도 종단 고속철도 건설과 남북철도 협력 증진을 위한 창의적 접근을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섰다.

진장원 대표는 “물류열차는 UN제재와 관계없이 지금이라도 가능하다”며 “고속철도 연결과 투트랙으로 북한 기존 철도를 개보수하여 중국, 러시아로 국제열차를 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북한은 국경을 봉쇄하고 인적교류에 신중한 입장이기 때문에 서울역에서 평양을 거쳐 베이징까지 국제물류열차를 북한 무정차로 이동하면서 북한에 통행료를 지불하는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또한 “한·중 전자상거래와 콜드체인 신선식품 물류에서 북한철도는 현재 낙후되어 있으나 항만·해운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철도경쟁력을 바탕으로 접근시간과 운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의 기존 철도 이용시 도라산에서 단둥까지 400㎞는 14시간이 걸린다. 해운은 16시간이 소요되며 항구까지의 접근시간과 환적시간 등을 고려하면 북한철도의 효율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도연결, 제재 대상 아닌 사업부터 추진해야

동아시아철도공동체포럼 이재훈 연구원은 남북고속철도 건설 방안과 대북제재 해제 전후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발제에 나섰다.

이재훈 연구원은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국제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2018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북한철도 현대화 추진을 언급했지만 대북제재의 현실적 장벽으로 부진하고 있다”며 “제재 하에서도 가능한 작업이 있는데 이에 대한 검토나 공론화 조차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철도투자는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설계, 측량 및 용지 매입 등의 절차로 진행되는데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등은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고속철도 투자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철도를 건설하여 운영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북한철도 진입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며 정부의 명확하고 실천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2032년 남북올림픽 유치와 연계 필요성 언급

이어서 김세호 前 국토교통부 차관을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김세호 좌장은 “고속철도 건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중국이 하게 되면 우리에겐 기회가 없다. 도라산에서 개성, 평양, 신의주를 잇는 고속철도 365㎞를 연결할 경우 15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연간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이득이 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범운행에서 완전개통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먼저 결정과정을 거치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철도 연결을 위해서 북한지역의 철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내에서 준비하고 계획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안병민 前 한국교통연구원 소장은 “국민적 공감대를 가지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남북철도의 정의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대학교 이장호 교수는 “원주~강릉 철도도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진행됐다”며 “남북철도도 2032년 남북올림픽 유치와 맞물려 기간과 목적을 가지고 함께 추진한다면 진행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남북철도 연결을 위해서는 서울역, 수색, 광명, 문산 등 우리나라 북부구간 사업도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도라산까지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준비 작업을 하는데 6~7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것이다.
 
 
 
“남·북 철도 함께 발전해 나가야”

북한 철도 현지 공동조사를 위해 북한 철도를 따라 2600㎞를 이동하면서 현장을 경험한 국토교통부 임종일 철도안전정책과장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인도적 긴급물품지원을 철도를 통해 수송한다면 철도 인연의 끈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철도 대륙 연계의 관점에서 북한구간은 미싱구간으로 고속철도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남과 북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북한 철도 상황 속에서 열차가 시속 30㎞로 이동한다면 우리나라 기관사들은 운행을 하지 않을 것. 탈선되어 못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과 시설, 전기·전력이 노후화 됨에 따라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북한에 최소한의 지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되었으나 아직 한걸음도 못 떼고 있다”며 “고속철도와 기존선 투트랙으로 남과 북이 하얀 백지 위에 서로 청사진을 그려서 함께 만나 논의하며 남북철도가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을 대표하여 서증물류 류제엽 대표이사는 “열차가 아무리 빨라도 환적에서 지체되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국가간 환적 협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통관 등 국경지역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라시아 랜드 브릿지’를 언급하며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플로어에서도 활발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유신 철도부 출신이라고 밝힌 한 참석자는 “시공보다 계획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금부터 조직을 신설하고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숙 국회의원은 “시급성이 인정되면 예타면제사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전문가 액션플랜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법과 제도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양기대 국회의원은 “남북철도 건설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대세다. 평화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ltmk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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