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2일,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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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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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연재 > 우리땅 구석구석
발행일 2017년 10월 10일 (399호)
   
가을이 보내는 시그널, 하동 북천 코스모스, 레일파크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아침저녁으로 내 몸을 스캔하고 지나가는 서늘한 바람과 따사로운 오후의 햇볕, 오늘따라 진하게 느껴지는 단골 카페의 커피 향이 계절의 변화를 직감케 한다. 사람들은 자연이 보내는 신호를 오감으로 느낀 후에야 비로소 계절의 달력을 가을로 넘긴다. 혹 대도시의 분주함이 가을의 시그널과 당신의 오감을 차단하는가? 그렇다면 경상남도 하동군 북천으로 가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소담스러운 메밀꽃이 며칠 전부터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가을 하동의 히로인, 코스모스
가을 하동의 주인공은 단연 코스모스다. 북천역과 북천초등학교 주변의 넓은 대지에 코스모스가 가득하다. 소담스럽게 핀 메밀꽃의 세(勢)도 코스모스 못지 않지만 수더분한 메밀꽃은 북천면 가을의 히로인 자리를 코스모스에게 양보했다. 북천면 코스모스 단지는 새로 지은 북천역 주변에 조성되었다. 북천면사무소와 옛 북천역(하동레일파크)에서 하동 방향으로 1km를 가면 새로 지은 북천역이 나오고, 북천역을 지나면 좌우로 넓은 코스모스 단지가 펼쳐져 있다.

코스모스 단지에서 처음 손님을 맞는 것은 ‘행운의 터널’이다. 조롱박과 수세미, 뱀처럼 기다란 뱀오이와 호박 넝쿨이 아늑한 아치터널을 만들었다. 금세라도 땅에 뚝 떨어질 듯한 탐스러운 박들이 보기만 해도 복스럽다. 말 그대로 대박이다.

행운의 터널을 지나니 작은 못 주변으로 백일홍(일명 꽃백일홍)이 활짝 피었다. 늦여름과 초가을에 흔히 보는 배롱나무의 꽃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배롱나무의 꽃을 백일홍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서로 종이 다르다. 백일홍은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 송이가 큼직하고 색깔이 다양하다. 꽃송이의 크기와 밀도가 남달라 가을바람에도 심하게 흔들리지 않는다. 자기는 코스모스보다 묵직하단다. 코스모스 꽃밭 한쪽에 자리한 백일홍 군락은 규모는 작지만 북천 코스모스 단지의 포토 포인트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백일홍 옆 키다리 수수밭을 지나니 주황색 꽃무리가 가을바람에 흔들거리며 자기 좀 보고 가라며 아우성이다. 황화 코스모스다. 꽃 색깔이 진한 주황빛을 띠어 ‘황화’ 코스모스라 부른다. 주황색 꽃이 빽빽하게 무리 지은 모습이 예뻐 카메라를 든다. 순간, 어떠한 앵글로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 하지만 앵글이나 초점과 상관없이 프레임 안에 꽃무리가 가득 들어오도록 찍으니 결과물이 나쁘지 않다.

수줍은 메밀꽃은 코스모스 단지 구석께 자리를 잡았다. 넓은 밭을 가득 메운 흰 꽃이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묘사대로 하얀 소금을 솔솔 뿌려놓은 듯하다. 이효석은 그 모습을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고 묘사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질박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멀리 서 있는 정자 한 채가 메밀밭의 정취를 더욱 풍부하게 살린다. 그 옛날 장돌뱅이 보부상들도 밤새 메밀꽃밭을 걷다가 저런 정자에서 쉬어 갔을 것만 같다.

메밀꽃밭에서 입구로 나가는 길과 북천초등학교 주변, 빨간 풍차가 있는 찻길 건너편 언덕에는 온통 코스모스 천지다. 가을의 여왕 국화가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온 ‘내 누님 같은 꽃’이라면,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약한 코스모스는 혼기를 맞은 ‘내 여동생 같은 꽃’이다. 사람들은 흐드러진 코스모스와 가을바람에 취해 꽃밭 이곳저곳에서 추억 남기기에 여념이 없다. 혼자 혹은 둘, 아니면 삼삼오오 떼를 지어 와서 북천역에 잠시 정차해 있는 가을 위에 자신의 추억을 포갠다.
 
하동레일파크
이제 북천의 코스모스를 좀 더 유니크하게 즐길 차례다. 코스모스 철길을 따라 시원하게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하동레일파크로 간다. 북천면사무소 맞은편 옛 북천역에 하동레일파크가 있다. 2016년 7월 북천역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가면서 옛 북천역사를 레일바이크 시설로 새롭게 단장했다. 하동레일파크의 콘셉트는 코스모스다. 5.3km 구간 내내 만발한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시원하게 철길을 내달릴 수 있다.

하동레일파크가 가진 또 하나의 경쟁력은 힘들이지 않고 레일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북천역 레일바이크 구간은 약간의 경사가 있어서 출발지인 양보역(폐역)으로 갈 때는 미카 관광열차를 타거나 견인차의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출발지에 도착해서는 낮은 내리막을 따라 브레이크를 잡으며 우아하게 내려오면 된다. 땀이 삐질, 다리가 후들거리는 다른 지역의 레일바이크와 달리 오히려 속도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레일바이크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터널을 만난다. 터널에 들어서자 화려하고 신비로운 조명과 신나는 K팝이 레일바이킹의 흥을 돋운다. 1km 남짓의 터널은 한여름에도 서늘하니 긴 옷을 챙겨 가는 것이 좋다. 하동레일파크는 예약제로 운영한다. 레일바이크를 타려면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하거나 현장에서 인터넷 미예약분을 이용할 수 있다. 축제기간에는 아무래도 사람이 많으니 사전예약을 권한다.
역사 안에는 열차를 리모델링한 열차카페가 있다. 레일바이크 시간을 기다리거나 혹 레일바이크를 타지 못한다면 열차카페에서 차 한 잔을 하는 것도 괜찮다.

북천 코스모스 여행의 마무리는 풀벌레 소리와 향긋한 커피 한 잔으로 갈무리한다. 북천역 맞은편 목야원은 주인장이 원두를 직접 볶아 커피를 내린다. 넓은 잔디정원과 테라스가 있는 2층 집은 보기만 해도 들어가고 싶다.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3500원, 가격도 착하다. 카페 어느 곳에서도 북천역이 보이는 목야원은 진정한 여행 고수들의 중간 휴식처다. 주인장에 의하면 “코스모스 시즌에는 코레일 관광열차를 타고 오시거나 진주역, 또는 순천역에 차를 대고 기차로 북천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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