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4월 19일, 금요일  


플랫폼 비즈니스 관점의 ‘스마트홈’ 개발 방향


일반적으로 스마트홈을 주택에 첨단의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하는 개념으로 여겨 거주자들의 삶에 대한 분석보다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주택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분양 원가 상승을 초래하고 접목된 기술의 타당성과 활용성에 대한 피드백이 어려운 환경 등이 기술의 활용도를 떨어뜨린다. 스마트홈에 앞서 실패한 사례로 인텔리전트홈이 있다.

스마트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분양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거주자가 만족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 첨단의 정보통신 기술이 필요조건이라면 이 같은 스마트홈 서비스와 그에 따르는 비즈니스 생태계가 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홈을 기술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주체들만 참여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즈니스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하면 중소 건설기업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홈 사업은 파이프라인 산업 관점에 머물러 있다. 구체적으로 건설산업은 아파트를 분양하고 정보통신업체는 통신 서비스를 공급하며, 가전회사는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목적에 초점을 두고 있다.

스마트홈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메커니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편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생활 서비스 공급 관점에서 O2O 방식의 제품 및 서비스 공급 체계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스마트홈의 플랫폼 사업은 관련되는 각 주체들 간의 역할 분담과 수익 공유 체계를 통해서 운영될 수 있으며, 기술과 서비스, 플랫폼의 융합 체계를 만들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스마트홈의 정의 재정립
일반적으로 스마트홈은 첨단의 ICT가 주택에 접목되어 거주자들에게 삶의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주택에 ICT가 접목된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특징으로 언급되는 가상·현실 융합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이하 CPS)이 구현된 환경으로서, 일정한 정도의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되어 주택 내의 환경과 거주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사이버 시스템상에 투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CPS에 의하여 감지된 특정 상황에 대한 데이터들을 인공지능이 분석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각종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여 적용된 주택이다.
이와 같이 사물인터넷이 적용된 CPS 환경과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화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은 스마트홈이 성립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기존의 인텔리전트홈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기술적인 요소를 충족하더라도 그 기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동력원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추진력을 잃고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기존 인텔리전트홈의 문제는 주택에 적용된 스마트 서비스가 해당 건설업체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경쟁으로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자 하는 추진 동력이 부족하였던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들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를 중심으로 공급자 간의 가격과 서비스 경쟁을 통해서 고객의 선택을 받음으로써 즉각적인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업체가 선정이 되고, 그 서비스 품질이 제고됨으로써 사업의 지속성이 유지되고 있다.

인텔리전트홈에는 이 같은 비즈니스 생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설회사가 스스로 무한한 노력을 기울이고 입주민으로부터 서비스 품질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받아서 이를 반영하지 않는 한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건설회사 입장에서는 그 서비스 품질 제고를 통해 획득되는 새로운 부가가치가 없고, 유지관리 비용만 증가하기 때문에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일 동력원이 부재하다. 따라서 이 같은 입주민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받거나,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 구조에 의하여 즉각적으로 피드백이 돌아오는 생태계 구조가 만들어지는 방식을 통해서 스마트 서비스의 품질을 제고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는 공급자 네트워크와 고객 네트워크를 연계함으로써 플랫폼 상에서 비즈니스 생태계가 형성되어 고품질의 서비스가 공급되고 그에 따라서 양면 네트워크(two-sided network)가 더욱 강화되도록 하는 사업 형태이다.

인텔리전트홈은 건설회사가 공급자로서 필요조건인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을 갖추지 못한 모델이었기 때문에 실패하였다. 스마트홈으로 명칭이 변경된 지금은 건설회사가 주택을 플랫폼으로 하여 입주자들을 고객 네트워크로 확보하고, 다양한 서비스 공급자들을 공급자 네트워크로 구축한다면 플랫폼 사업자로서 지속성이 있는 스마트홈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서 첨단 ICT가 적용된 주택을 중심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성될 수 있으며, 스마트홈이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할 수 있는 충분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스마트홈의 플랫폼 비즈니스
건설회사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설계와 시공을 통해서 시설물을 구축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파이프라인 사업이었다.
플랫폼 사업과 달리 파이프라인 사업은 가치의 창출과 이동이 단계적으로 일어나며, 이때 파이프라인의 한쪽 끝에는 생산자(건설회사)가, 반대편에는 소비자(입주자)가 있다. 이와 같은 간결하고 단선적 형태로 인하여 파이프라인 사업을 선형적 가치사슬(linear value chain)이라고 한다. 현재의 스마트홈은 파이프라인 사업 형태의 건설회사 부가가치 창출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홈과 관련하여 참고할 수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사례는 아이폰을 필두로 하는 스마트폰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해당하는 아이폰을 개발한 애플사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파이프라인 사업으로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이지만 아이폰에 설치된 iOS와 앱스토어(플랫폼)를 통해서 앱 개발자들(공급자)과 아이폰 사용자들(고객)의 네트워크를 연결함으로써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였다.

애플사는 2008년 앱스토어를 시작해서 2017년 중반까지 9년간 1000억 달러(약 112조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되며, 70%에 해당하는 700억 달러를 앱 개발자들에게 지급했고 나머지 30%를 수익으로 가져갔다. 2017년 한 해 동안 앱스토어를 통해 265억 달러(약 3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총 수익의 85%를 앱 개발자들에게 지급하고 15%를 애플사가 가져갔다.

건설회사가 공급하는 주택에 고객들의 현황과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IoT와 AI를 적용(Cyber Physical System : CPS)한 플랫폼을 구축하면 다양한 플랫폼 사업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고객들이 가정에서 주로 소비하는 식료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확보되면, 현재 식료품 보유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서 최적의 쇼핑 대안을 제시하거나 자동 주문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식료품뿐만 아니라 주택 내에서 일어나는 소비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을 취합하고 이를 분석함으로써 일정한 쇼핑 목록이 도출되고, 사전에 구축된 쇼핑 관련 공급자 네트워크에 연결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 제고와 더불어 자연스러운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개념의 스마트홈은 쇼핑뿐만 아니라 의료, 건강, 교육, 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공급망(supply chain)을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스마트홈을 플랫폼으로 구상할 경우 여타의 플랫폼 사업과 달리 쇼핑, 의료, 건강, 교육, 교통 등과 같은 여러 가지 플랫폼 사업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스마트홈은 첨단의 ICT를 접목한 새로운 주택 모델이자, 건설산업 관련 주체들에게는 그동안의 파이프라인 산업에서 플랫폼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IoT와 AI 등의 첨단 ICT는 스마트홈을 구축함에 있어 필요조건이지만, 고가의 장비가 들어가는 단순히 비싼 주택의 한계를 넘어 주택을 중심으로 새롭고 다양한 사업들을 활성화함으로써 스마트홈 공급과 유지의 동력원을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스마트홈의 충분조건이다. 입주민들은 주거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서비스와 물품들을 구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경로(일반적으로 시장에 직접 가서 구입하거나 인터넷을 통한 조사 등)를 통해서 정보들을 찾아보고 해결책을 구하던 불편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스마트홈은 입주민의 문제와 요구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스스로 해결해줌으로써 입주민의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서 구축되는 비즈니스 생태계는 생존 경쟁을 통한 품질 유지 및 개선이 이루어지므로 입주민 피드백과 같은 별도의 품질 검증 과정이 필요 없다.
스마트홈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건설회사에게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지만, 다른 분야의 주체들(주택 공급 공기업, ICT업체, 가전회사 등)에게도 동일한 기회가 열려 있다.

주택을 분양받은 입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홈 기반 플랫폼 비즈니스의 고객 네트워크에 포함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회사가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이므로 건설회사가 이 플랫폼 사업을 가져가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주택을 공급하는 수많은 건설회사가 있기 때문에 건설회사마다 다른 고객 네트워크가 구축되는데 각 건설회사마다 공급자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시장이 혼탁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나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발주자가 보다 폭넓은 고객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도 있으나 민간에서 공급되는 주택이 배제되므로 일반 건설회사들과 동일한 입장이다.
다른 한편으로 주택 내에 적용되는 사물인터넷은 일반적으로 가전제품이나 별도의 센서를 통해서 구축되고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서 모니터링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가전제품 공급 업체나 정보통신망 사업자들도 스마트홈 서비스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반면, 공급자 네트워크는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과 같은 주체들이 이미 구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쟁자가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협력자가 될 수도 있다.
고객 네트워크가 여러 주체들에 의하여 수십 개의 네트워크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공급자 네트워크는 공급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서 여러 개로 나누어질 수 있다. 즉 쇼핑, 건강, 의료, 교육, 교통 등의 서비스 종류에 따라서 공급자 네트워크는 별도로 구축될 수 있다. 다수의 고객 네트워크보다는 단일한 네트워크로 결집하는 것이 효율적인 사업 형태가 될 수 있으므로 제3의 주체가 플랫폼 사업자로 나서서 고객 네트워크를 가진 모든 사업 주체들을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 플랫폼 사업자는 플랫폼 사업과 그 표준을 개발하고 고객 네트워크를 통합하여 다수의 공급자 네트워크와 연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플랫폼 자체를 개발하는 것과 고객과 공급자 양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미 다른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플랫폼 사업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고 독점화의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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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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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주택부동산 > SPECIAL
발행일 2019년 03월 05일 (4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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