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1일, 목요일  


긍정심을 찾아서 (3)


대인의 모습
몇 년 전에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mbc tv)를 재미있게 본적이 있었다. 당시에 그 드라마는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포인트는 주인공 김탁구의 긍정적 마음과 태도에 있었던 것 같다. 그의 깨끗하고 넉넉한 인간성이 부정적 사회 환경과 인간관계에 시달리던 젊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된 상 싶다. 어느 시청자는 댓글에서 “여기에 진정한 ‘대인배’와 ‘소인배’의 모습이 분명하게 드러나는군요”라고 했다.   
                                   
줄거리는 주인공 김탁구와 라이벌 주원의 사람됨을 통하여 긍정적 인간형과 부정적 인간형을 선명하게 대비시켰다. 특히 ‘대인배’라고 감탄한 부분은 탁구가 애인 신유경을 만나는 장면이었다. 유경은 탁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면서도 자기를 냉대하는 주원의 어머니에게 보복하기 위해 주원에게 몸을 허락하는 상황이었다. 탁구는 수심어린 유경에게 말했다. “유경아! 나에게 미안해하지 마라. 네가 행복해 질 수 있다면 되는 거야. 이 말을 해주고 싶어서 왔다. 행복하게 잘 살아라.”

그리고 돌아서서 눈물을 흘리는 탁구의 모습은 너무 고통스러워 보였다. 진정으로 자신을 생각해주는 탁구의 말에 충격을 받은 유경은 탁구를 등 뒤에서 와락 껴안았다. 이런 탁구의 말과 행동은 어떠한 역경에서도 선의를 지키는 긍정적 인간형의 상징처럼 돋보였다.

또 하나의 감동적인 장면이 있었다. 주원의 음모로 후각을 잃은 탁구는 절망적인 상태에 지쳐서 졸다가 꿈을 꿨다. 주원의 방화와 배신으로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은 팔봉선생을 꿈결에 만나게 된다. ‘탁구야! 너 자신을 믿어라. 냄새를 맡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영영 후각은 돌아오지 않는다.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믿어라. 믿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 대목에서는 ‘꼭 해야 한다’는 강력한 소망이 무의식의 영감이 되어서 잃어버린 후각을 회복하는 긍정적 신념의 힘을 보여줬다.
 
인간의 본질
한국에서는 탁구와 같은 인간형을 ‘좋은 사람’이라 하고, 주원과 같은 인간형을 ‘나쁜 사람’이라고 불러 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무의식 속에는 근원적으로 ‘선의’가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은 없다고 한다. 다만 어떤 경험이나 환경에 의해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동기가 유발되면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서 선하거나 악한 언행으로 표출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딴에는 잘해 본다고 하면서도 감정조절이나 자기절제를 못하여 잘못을 저지를 수가 있다. 그러므로 사람을 평가할 때는 ‘좋은’, ‘나쁜’이 아니라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로 보는 것이 정답이 된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라고 하는 평가는 인간을 본질적인 선악으로 구분하게 되므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근원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한계가 전제 된다. 반대로 인간의 근원적인 선의를 믿는다면 우리의 인간성이 긍정적으로 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가령 성품으로나 병적으로나 부정적 마음의 상태가 강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근원적 선의를 믿고 노력한다면 그 분량만큼 긍정적 마음이 되어서 평안과 화평을 누리게 된다. 이러한 선의와 긍정을 전제로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다듬어나갈 때 우리는 인간적으로나 세상적으로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흔히 긍정적인 신념을 가질 때 어려운 일이라도 할 수 있고, 부정적인 신념을 가질 때 환경과 능력이 갖춰져 있어도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는 선의가 본질적인 요소로 내재되어 있어서 긍정적 신념에 연결될 때, 성공적인 자아실현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선의의 진실
그러면 모든 사람의 무의식에는 선의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한 예로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군이 근접 전투에서 실제로 총기를 발포한 병사는 15~20%에 불과했다. 이는 인간은 다른 사람을 죽이길 거부하는 선한 본성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전투시뮬레이션이 도입되어 의식적으로 발포훈련을 받게 되면서 미군의 총기 발사 비율은 한국전쟁에서 55%, 베트남전쟁에서 95%까지 올랐다고 한다.

영국철학자 홉스(16c)는 “인간의 본성은 다 똑같다”고 했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즉 사람의 본성은 다 같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을 아는 지혜를 얻으려면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가 선한지, 악한지를 알아보자. 먼저 필자 자신을 본다.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잘못은 있을망정 악의를 가지고 남을 해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할 수 있는 대로 남에게 잘해주고 싶고 조금만 잘해줘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홉스는 “인간은 이익을 위해 만인대만인의 투쟁을 벌이는 악한 본성을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은 결국 자기중심으로 살기 때문에 1차적으로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자체가 본인에게는 선의라고 본다. 이익추구의 목적은 먼저 자신과 가족과 공동체의 생존을 위하는 선의가 전제되기 때문이다. 이기심이 나쁘다는 말은 사회질서를 위한 도덕적 관점이지 인간의 본성과는 다르다. 인간에게 선의가 중요한 이유는 세상살이에 활력을 넣어주는 긍정심을 가지는데 중요한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독일 심리학자 칼 융(19c)은 무의식의 긍정적 역할을 연구했다. 사람에게는 각자가 후천적으로 다르게 가지는 개인무의식과 원초적으로 공통되게 가지는 집단무의식이 있다고 한다. 집단무의식은 인간 모두가 선천적으로 동일하게 가지고 태어나는 정신의 유전적인 특성으로서 우리 마음속의 종교적 원천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모든 사람이 거룩한 신성과 선의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의미이다. 융의 학설이 진리인지는 아무도 증명 못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것처럼 무조건 믿어보는 편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과 이익이 되리라 여겨진다.
 
무의식의 활용
흔히 우리는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을 했다’든지 ‘무심코 한 짓이니 양해해 달라’고도 한다. 이런 말에는 생각 없이(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으로 그랬다는 책임회피의 의미가 들어있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을 핑계나 변명꺼리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의식에는 우리의 삶에 많은 유익을 가져다주는 정신의 긍정적 가능성이 들어있다고 한다. 융은 무의식에는 프로이트가 중요하게 보았던 성적인 충동이나 부정적 정신 장애 만이 아니라, 그 밖의 여러 긍정적인 요소들이 들어있다고 했다.
 
그에 의하면 무의식은 의식의 통제를 받지 않고 스스로의 법칙에 따라 움직여가는 자율성을 가지면서 오히려 의식에게 창조적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무의식은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에너지로 충만하므로 생명력과 창조력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도 모르게 존재하는 정신적 에너지를 찾아 나서는 것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말하자면 일상생활에서 늘 무의식의 존재를 염두에 두면서 그 안에 있는 긍정적 에너지와 선의의 창조능력이 우리의 의식을 도울 수 있도록 활용하자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무의식을 의도적으로 활성화 시키면 의식에 대하여 자동조절장치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도 한다. 의식이 너무 지적(知的)이면 무의식은 자동적으로 정적(情的)이 되고, 의식이 지나치게 외향적이면 내향적으로, 내향적이면 외향적인 성격을 띨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내 정신의 깊은 곳에 나도 모르게 존재하는 무한의 가능성을 알게 됐으므로 어떠한 어려운 경우를 당하더라도 진실한 기도나 명상을 통하여 그 잠재능력을 일깨워서 활용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김영빈 '감정-의지 활용' 트레이너
(필자 개인블로그 : blog.naver.com/ybkim353)
필자 김영빈 '감정-의지 활용' 트레이너
분류 연재 > LIFE STYLE
발행일 2019년 10월 07일 (4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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